박속나물무침
해마다 주말농장에 박을 심습니다. 주말농장엔 먹기위해서 심는 채소도 있지만요. 가끔은 눈으로 즐기기 위해, 향기를 위해 때로는 무조건적인 그리움 때문에 심는 종류도 있습니다.
이 박은 제게는 아마 그리움인 것 같네요. 어린 시절 특별한 추억이 얽힌 것도 아니고 박나물을 먹어본 기억도 아슴아슴한데 묘하게도 이 박은 제게는 제 코를 간지럽혀, 그래서 금방 재채기를 할 것 같은 그런 간질거림입니다.
오래전 송수권님의 책에서 박속나물무침을 읽은 적이 있어요. 여린 박을 따서 가마솥에 푹 찐 후 그속을 숟가락으로 파 된장에 주물러 한양푼씩 먹던 추억이 담겨있는 이야기였습니다. 그 책을 읽은 후 박속나물은 제 추억속의 음식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. 참 놀랍죠?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내 유전인자 속에 오랜시간 기억되고 저장되어 온 이 놀라운 힘.
이렇게 여름을 싱그럽게 피워올립니다!!
정말 순결하고 아름답죠? 솜털이 보송거리는 일명 '소소화' ㅋ 이 꽃이 지고나면 꽃보다 더 탐스러운 박덩어리가 열리기 시작합니다.
박속나물을 해 먹을 수 있는 여린 박을 하나 따왔습니다. 박은 단단하게 익으면 나물을 해먹을 수 없어요. 먹을 수 있는지 그 정도를 측정하게 위해 손톱으로 살짝 찔러봅니다. 쏙~ 들어가면 맛있는 박나물을 만들 수 있지요^^
씨를 파내어야 한다지만 이정도 어린 씨라면 함께 먹어줘도 좋을 듯 싶습니다.
가마솥에 통째로 넣고 푹 쪄서 숟가락으로 긁어내 된장에 조몰거리면 얼마나 맛있겠어요 하지만 이제는 잃어버린 문화이지요...! 언젠가는 가마솥 걸고 살 수 있는 삶을 꿈꾸며 대신 찜통에 잘라서^^
한양푼 가득 된장에 넣고 무쳐봤습니다. 살캉거리는 이 담백한 맛! 여러분이 모두가 그리워하는 고향 전부를 섞어놓은 듯한 아련한 맛입니다^^
호박잎 쌈은 즐겨먹지만 박잎으로 쌈을 싸먹는건 보지 못했어요. 호박잎과 달리 박잎은 좀 도톰해서 식감이 떨어진다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. 박잎은 도톰한 잎의 특성때문에 부침개를 부쳐먹으면 참 좋지요. 하지만 박이 맛있는데 박잎이라고 쌈으로 못 먹을리는 없겠죠? 호박잎과 박잎을 섞어서 쪄봤는데요....맛은 굳~이었습니다^^
박잎이랑 함께 찐 고추를 썰어놓고 양념장 완성.
요즘 민어탕이나 장어탕으로 보양식만 드시던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개운하고 입맛 도는 여름밥상이었습니다~
오늘 당장 재래장에 가서 박 하나 사들고 오시는건 어떨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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